

“뭐, 재미있는 거라도 보여줄래?”



Lucio Elliot
루치오 엘리엇 | Male | 14세 | 152cm | 41kg | 무과(신입생) | 로즈발트 제국 | 귀족
「불명예를 짊어지리라」
“엘리엇 가라면, … 마법사 혈통으로 유명한 곳이지 않아?”
“마법을 다루지 못하는 엘리엇이라니, 어지간히 문제아였겠구만?”
“애는 착한 것 같던데, 그렇게 사고를 치는 것도 아니고….”
“글쎄, 정작 존재감은 그다지… 찾기도 힘들고, 볼때마다는 매번 어느 큰 남자애한테 붙어서 떨어지지도 않던데? 처음엔 말을 못 하는 줄 알았어.”

부스스한 금발. 나름대로 관리를 하는 편임에도 그 노력이 무색하게 머리카락이 이곳저곳 튀어나온 모습이다. 어두운 고동색 눈동자는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분주히 움직이다가도 금세 흥미가 사그라들어 멀거니 허공을 바라보는 일이 잦다.
고요하게 가라앉은 눈빛과 머리카락 새로 날카로운 듯 드러난 눈매가 전체적으로 차분한 인상을 남긴다. 또래 아이들보다 과묵하고 행동거지가 어른스러운 편. 전체적인 체격은 다부지기보다는 얇고 여린 느낌. 햇빛을 오랜 기간 보지 않았는지 창백한 혈색도 이에 한몫한다. 교복은 빠짐없이 갖춰 입으나 어딘가 엉성한 느낌. 크라바트를 헐겁게 매었거나, 셔츠 깃 한쪽이 뒤집어져 있거나, 브로치가 제대로 부착되지 않아 덜렁거리거나.
검집을 꽂을 가죽 벨트를 착용했고, 바지 길이는 딱 발목이 드러날 선에 맞추었다. 검은 구두.
귓불을 감싸는 형태의 흑색 귀걸이를 착용했다.

[내향적]
기본적으로 말수가 적은,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 함께하더라도 자신이 편한 기준 내에서, 그게 아니라면 금세 도망쳐버리기 일쑤였다. 사람을 대하는 것이 서투르기도 했다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삶에서 타인과 함께했을 때 즐거웠던 기억은 몇몇 인물을 제외하고는 전혀 없다고 해도 좋았을 정도였기 때문이리라. 사람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라지만 일정한 선을 넘어오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일 자체를 상당히 떨떠름하게 보았다. 돋보이기보다는 은밀하게 움직이기를 선호했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주목받기를 싫어하는 유형.
[흥미 본위의, 탐구력]
평소 아이의 행동은 호기심과 흥미 위주로 움직인다. 새로운 물건을 발견하면 무슨 용도로 사용하는 물건인지, 구조나 내부 설계는 어떻게 되는지, 사용법이 어떻게 되는지 등을 요모조모 뜯어보고 나서야 탐구를 멈추는 아이. 끊임없이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한 번 관심을 가졌던 물건에서 모든 정보를 알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급격히 관심을 잃어버리는 유형이기 때문이다. 책이나 이론 역시 마찬가지로, 탐구욕이 상당한 편이라 문제를 받으면 이론을 이해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응용법까지 고안하고 나서야 놓아주곤 했다. 다만 사람에 대해서는 해당하지 않는 것이, 분석하려고 들어도 쉽게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부류가 많았기 때문에.
[경계하는]
다른 사람의 일에는 완벽하게 무관심한, 제삼자의 태도를 고수하면서 자신의 주변에는 어떻게 그리 눈치가 빠른지 난감한 일이 생기거나 불편한 분위기라면 어떻게든 빠져나가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년기 동안의 오랜 경험 때문일까? 타인이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잘 눈치채지 못해도, 반대의 시선으로 본다는 사실은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사람은 읽기 어렵다는 이유로 관심조차 두지 않곤 했지만, 사실은 같은 이유로 누구보다 부단히 눈치를 살피고 있다.
[계획적인]
상황을 계산하고 통제해서 움직이는 것을 선호하는 아이. 흥미를 위주로 움직인다고 하나, 계획한 일에 한해 변수가 등장하는 것을 극히 싫어하는, 계획한 선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류. 물론 자신이 구상한 부분이 끝나면 다음부터는 상관하지 않는다. 주로 자기 자신의 행동에 관해 계획적으로, 타인에게는….
[게으른]
그러면서도 책임은 지기 싫어한다. 자기 스스로에 국한되는 계획이라면 얼마든 괜찮으나 타인의 일까지 떠 얹기는 싫다는 태도. 실제로 도맡아 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는 하는데, 타인에게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일 자체가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의욕조차 없다. 지시를 내리기보다는 그에 따르는 쪽이 더 적성에 맞다는, 타인이 개입하는 순간 사고 자체가 게을러진다는 느낌.

루치오가 열 셋이 되는 해, 무과에서 초대장을 받았다. 엘리엇 가에서 초대장을 받는 일 자체는 그리 새삼스러울 일이 아니었으나, 그 초대장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생각해 보면 충분히 특별한 일이었다. 마법사 가문의 하나뿐인 후계가 마력이 없는 것도 모자라 무과에서 초대장을 받았다니. 일말의 기대감은 루치오가 보는 앞에서 ‘가문에 누를 끼치지 말라’ 며 초대장을 태워버린 아버지에 의해 사그라들었다.
이듬 해, 루치오는 페러로즈 시험이 있을 15일에 정확히 행방불명이 되었다. 엘리엇 가에서 아이를 찾아냈을 때는 이미 페러로즈 학원의 무과 입학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이후였다.
입학 시험의 성격은 그동안 자신에게 걸려온 제약을 청산하는 것. 항상 가문에서, 주변의 시선과 편견에서 자유로운 적 없었던 루치오가 온전히 자기 자신을 우선으로 생각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시험이었다.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고 본인의 의지로 실현하는 것, 그리고 타인, 혹은 상황에 떠밀려 행하게 되는 것. 이들 간의 차이를 명확히 하는 것이 시험의 목적이었다고 한다. 입학시험에 대한 내용을 물어보면 대답을 꺼리는 편.
입학시험에 응한 이유는 순간의 반항심리. 처음 온전히 자신의 의지로 내린 결정이었고, 시험을 치르며 그 선택은 더욱 확고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가문에서 도망쳐 시험을 본 행동은 가문에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와도 통했다. 페러로즈 학원에 입학했다는 ‘실력의 검증’을 거친다면 가문이나 그 아버지도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을까, 하는 어린 마음이었다.

[가문에 대하여]
엘리엇 백작 가, 예로부터 뛰어난 마법사를 배출하는 가문이라 널리 알려져 있다. 시조인 라이오넬 엘리엇은 로즈발트 건국 당시 평민의 신분으로 황국 마법 군단에 속해 건국에 상당한 공헌을 했음을 인정받아 백작의 지위를 얻었다. 그 이후로도 몇 대에 걸친 엘리엇 가 출신 마법사가 전시에서 활약하는 모습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가문을 칭송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엘리엇들은 특유의 순도 높은 마력을 지니고 태어나 마법을 사용하기 적당한 조건이 갖추어 있었으므로, 마법의 종류도 다양했으나 특히 치료 계열에 몸을 담는 이가 가장 많았다. 대부분의 엘리엇은 선대에서 일찍이 마력을 갈무리하고 상상하는 방법을 전수받아 어린 나이부터 고유의 특성을 찾은 채 페러로즈에 입학하곤 했다.
마력이 없는 아이들은 세간에 알려지지 않는다. 그들이 순수한 ‘마법사’ 가문으로 알려지게 되었던 것은 마력이 없는 후계의 존재를 철저하게 은폐해왔던 이유가 크다. 마법을 다루지 못하는 아이는 무술과 문학, 예술 등에 재능을 보이더라도 그 능력을 꺾인 경우가 크다. 마법 이외의 길로 나아가는 자는 성을 박탈하고 더이상 엘리엇이라 부르지 않았다. 무과에 입학한 루치오가 여전히 엘리엇이라는 성을 달고 있는 것은, 그가 현재 가문의 유일한 후계이기 때문.
이들은 피가 섞일수록 마력이 옅어진다고 생각하여 예로부터 가주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것을 선대 가주의 피를 직접 이어받은 아이들에 한정했다. 간혹 마법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엘리엇에 입양하는 대 역시 존재했으나, 마법의 강함 대신 혈통으로 후계를 정하는 방식 때문에 그들 중 가주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하지만 대를 거듭하며 가세는 기울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엘리엇 가의 쇠락은 최근까지 계속해서 이어졌다. 현 가주의 선대가 후계로 쌍둥이를 두었는데, 그중 남자아이는 마력은 갖고 태어났으나 어릴 적부터 몸이 약해 병치레가 잦았고 여자아이는 아예 마력이 없는 채로 태어났다.
태어나서부터 온갖 멸시를 받던 아이들은 제각기 다른 결심을 하고 열셋이 되는 해에 각각 마법과와 무과에서 초대장을 받아 페러로즈에 입학했다. 자연스레 무과에 입학한 여자아이 쪽, 키브사 엘리엇은 가문과 연을 끊게 되었고, 졸업 이후에는 성을 버리고 평민의 신분으로 황국 군에 입단해 유명세를 떨치게 된다. 남자아이 쪽, 루치오의 아버지인 테오도어 엘리엇은 타고난 마력으로 가문의 부흥을 위해 노력한 인물이었으나 병환이 깊어짐에 따라 서둘러 차기 가주를 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직계인 루치오는 나이가 어린 탓에 적합하지 않아, 남은 키브사 엘리엇에게 차기 가주의 자리가 주어졌다. 물론, 테오도어가 죽는 순간 이후부터의 예정.
[검술]
오래전 가문과의 연을 끊다시피 한 키브사는 테오도어의 병세가 깊어짐에 따라 차기 가주의 자리를 이어받으라는 연락을 받고 다시 엘리엇으로 돌아왔다. 그것이 루치오와의 첫 만남이었고, 그녀의 과거와 루치오가 겹쳐 보였던 탓인지, 첫 만남 이후로 그녀는 루치오에게 검을 가르치겠다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14세가 된 해 페러로즈 학원의 입학시험에 지원하도록 도운 것 역시 그녀였다. 그녀는 엘리엇을 데 루카 가로 데려가 그 안에 주어진 루치오의 개인 공간에서 검술을 가르쳤고, 루치오는 나이 일곱부터 검을 배우기 시작했다.
[개인]
생일은 1월 14일, 탄생화는 시클라멘 (내성적 성격)
생일이라고 해도 보통은 환영받지 못한 나날이었으니 그리 기억할만한 일은 없다. 그나마 데 루카 가의 영지에 머무르는 동안은 몇 번 챙김 받기도 했으나 본인 스스로가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호기심이 많아 이리저리 기웃거린다. 물론 사물에 한정. 낯가림이 워낙 심한 탓에 사람을 만나면 일단 도망치고 볼 정도다. 항상 귀찮은 듯, 또는 낯을 가리는 듯 사람을 피해 숨어버리는 탓에 -보통 벽이나 나무, 풀숲 등에 숨었으나 요즈음엔 한 청년의 뒤로 숨는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 아이의 모습을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인간관계도 좁고 깊은 관계를 지향하며, 경계를 푼 인물들에 한해 무척이나 의존적인 경향이 있다. 책임지기를 싫어해 직접 나서지 않고 주위 눈치를 많이 살피는 편. 상황 파악이며 눈치가 빠르다.
눈치가 빠르면서도 굳이 주변에 신경을 쓰지는 않는 편. 다소 방관하는 태도.
꾸준하고 오랜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에 미숙하다. 바꿔 말하면, 쉽게 흥미를 잃는 경우가 많다. 이전에 얼마나 좋아했는지와 관련 없이, 한 번 질려버리면 정도 함께 떨어지는 편. 항상 새로운 것에 순간 호기심을 보이는 이유가 이 때문이기도 하다.
호: 간식, 강아지
불호: 낯선 사람, 귀찮게 구는 일, 노력
[학원생활]
존재감이 매우 낮은 편이라 친구는 고사하고 학생에게 관심이 없는 경우라면 교사 역시도 루치오를 기억하지 못할 정도. 누군가와 어울리는 것을 그리 즐기지 않았을뿐더러, 또래와 만나는 것 자체가 처음인 격이라 어떻게 다가가는지, 다른 아이들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상식이 전무하다. 귀찮음이 많고, 어려운 일은 피해가려는 류라 그렇지, 막상 다가오는 사람에게는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본가에 있을 때는 대인 기피, 라는 소문이 있기도 했으나 엄밀히 말하면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피하는 것뿐, 사람을 대하는 데에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는 아니다. 본가에서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곱지 않았기에 더욱 그들을 상대하지 않으려 했던 탓이 컸다.

[첼레스테 데 루카 - 유일한 형제, 휴식처이자 도피처]
‘마법 대신 검을 가르쳐 주겠다’라는 말 한마디에 조금의 고민도 없이 제 고모라는 키브사의 손을 잡고 떠난 곳은 같은 마법사 가문, 데 루카 백작가였다. 루치오에게 정식으로 무술을 가르치기에는 가문의 유일한 후계니 하는 핑계로 가문에서 간섭할 것이 뻔했으므로, 그녀가 개인적으로 연을 맺은 데 루카 가문으로 아이를 빼돌리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고, 루치오의 아버지는 그것을 용인했다. 미리 이야기되었는지 데 루카 가에서는 루치오에게 방과 수련할 공간을 내주었고, 루치오는 그곳에 눌러앉아 검을 익히기 시작했다.
처음 첼레스테를 만난 것은 루치오와 첼레스테가 각각 7, 12세일 무렵으로, 워낙에 낯을 가리는 편이라 새로운 사람들 틈에 끼어든 것이 루치오에게 슬슬 고역스러워질 즈음이었다. 첼레스테에게도 낯을 가렸던 것은 여전했으나 특유의 상냥함, 세심함. 그리고 어른들 사이 나름 또래인 사람을 찾았다는 안도감 등이 경계를 풀기에 충분했다. 만난 지 한 달이 조금 넘자 루치오를 찾기 위해선 첼레스테부터 찾으면 된다는 말이 농담처럼 돌기도 했다.
루치오에게 첼레스테는 유일한 형제였다.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혈육 같은 존재. 자신에게 다른 가족은 없다고 해도 좋았으므로 그나마 따르는 키브사와, 첼레스테, 그리고 영문은 모르겠지만 자신에게 호의적인 데 루카 백작 정도를 친애하는 사람 선에 올려두었다.
데 루카 가를 ‘집’이라 칭했다. 엘리엇 가는 ‘본가’라고. 덜 딱딱하고 보다 편한 느낌으로 부를 수 있는 곳은 그곳뿐이었으니까.











